ⓒ 리움
커다란 블랙박스 안에 관객이 들어가 스크린 안을 유영하듯 헤쳐가며 영상을 감상합니다.
스크린 사이사이를 지나다니며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기도 하고,
맞은 편에서 다가온 다른 관람객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 위로 쏘아진 영상의 흔적을
눈으로 따라가 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아직, 이런 형태의 전시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죠?
피필로피 리스트의 하늘로 오르다 는 리움의 블랙박스 안에서 상영되는 미디어 아트인데요.
리움의 블랙박스는 건축가 렘 쿨하스가 영상매체가 미래의 예술장르가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디자인한 공간이라고 해요.
블랙박스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는
사운드미디어아트의 개척자로 불리는 크리스찬 마클레이의 영상이 작년에 소개되었다고 하는데 저는 미처 몰랐네요.
제가 이전에 리움을 방문했을 때는 해당 전시의 전시기간이 아니어서였는지
일반적인 미술관에서 흔히 그런 것처럼, 사진 작품들이 블랙박스의 까만 벽 위에 걸려있었거든요.
피필로티 리스트의 작품은 블랙박스의 두 번째 프로젝트에요.
피필로티 리스트는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Premio 2000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작가입니다.
그녀가 2008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하니까 더욱 부럽더라고요.
피필로티 리스트의 작품은 여성과 남성의 신체와 신체의 움직임을 눈부신 색채와 관능적인 이미지, 음악을 결합해
유쾌하고 도발적으로 환상과 현실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번 작품 역시 그런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어요.
<하늘로 오르다>는 몸 안을 여행하는 눈이 포착한 신체 밖 풍경을 표현하는 것이 그녀의 의도였다고 해요.
천 사이를 걸어 다니는 관람객의 신체도 작품의 일부로 편입돼 관람객이 자기 몸을 새롭게 자각하기를 바랐고요.
솔직히 전 그 정도의 느낌까지 받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새롭고 독특한 작품이기는 했어요.
까만 박스 안에서 까만 옷을 입고 멀뚱멀뚱 서 있는 직원들 사이를 지나 작품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안
여러 장의 스크린 사이로 이상하게 나뉘어 보이는 영상들이, 저를 좀 혼란스럽게 또 살짝 당황하게 하더라고요.
두리번거리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쪽으로 갔더니 작품을 보기가 편하도록 의자가 놓여있었어요.
작품은 색감이 밝고 환상적인데다가 동물이나 사람을 클로즈업하는 컷이 많아 느낌이 아주 특이했어요.
환각에 빠지면 보일법한 이미지 같기도 했고, 반짝이 가루가 날리는 듯한 효과가 자주 등장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척 몽환적이었고요.
피필로티 리스트의 홈페이지를 방문해도 그녀 작품의 특색을 쉽게 인식할 수 있어요.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유투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Pipilotti Rist- I'm Not The Girl Who Misses Much (1986)
Artist Pipilotti Rist's Eyeball Massage: 'dedicated to pleasure and being alive' – video
추천 : 일상을 탈출해 몽환에 빠지고 싶으신 분들.
비추천 : 낯섦이 두려우신 분들.
관람가능일시
• 2012년 7월 19일 - 2012년 9월 16일
관람시간
• 오전 10:30 – 오후 6:00 (매표마감 오후 5: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연휴, 추석 연휴 휴관
관람요금
• 기획전: 일반 6,000원, 청소년 4,000원
Copyright ⓒ 신은정.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ol > Ar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미술관 Leeum 기획전시] 아트스펙트럼 2012(ARTSPECTRUM 2012) (0) | 2012.08.13 |
---|